-
한국 민속학으로 풀어보는 지역 장례의례 – 상엿소리와 회다지소리의 민속적 의미”한국민속학 2025. 4. 25. 12:43
목차
# 한국 민속학에서 본 장례의식요 – 죽음을 이끄는 민속의 소리
# 한국 민속학에서 본 장례놀이 – 슬픔과 해학이 공존하는 민속의 무대
# 한국 민속학에서 본 장례 전야의 의례 – 말멕이, 초경, 경 아뢰기
# 인천 근해 도서 지역의 장례의식요 – 민요와 뱃노래가 어우러진 상엿소리
한국 민속학으로 풀어보는 지역 장례의례 – 상엿소리와 회다지소리의 민속적 의미” 한국 민속학에서 본 장례의식요 – 죽음을 이끄는 민속의 소리
사람이 생을 마감하고 마지막 여정을 떠나는 과정은 단지 육체의 종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공동체 내부에서 한 사람의 역할과 관계, 그리고 존재의 무게가 마무리되는 중요한 사회적·문화적 전환의 순간이다. 한국 민속학에서는 이러한 죽음의 과정을 단순히 한 개인의 죽음으로만 보지 않고, 공동체와 가족, 그리고 전통적인 가치관이 개입되는 통과의례를 일환으로 해석한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장례 중에 불리는 노래는 단순한 추모의 노래가 아니라, 의례적 상징성과 공동체적 감성, 그리고 종교적 신념이 종합된 복합적인 민속 표현으로 여겨진다. 이를 우리는 ‘장례의식요’라 부른다.
장례의식요는 일반적으로 세시의식요, 신앙 의식 요와 더불어 **의식요(儀式謠)**라는 하위 분류에 속하며, 대부분 남성의 가창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한국 민속학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의식요는 전통 사회의 중요한 집단 예술 형식으로, 특정한 시기와 장소, 절차 속에서 집단으로 반복되어 온 구비 전승 물이다. 장례의식요는 장례 절차의 흐름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나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운상(運喪)하는 소리’와 ‘묘 다시는 소리’이다. 전자는 상여를 메고 시신을 이송할 때 부르는 소리이며, 후자는 무덤을 만들고 흙을 다지며 봉분을 조성할 때 부르는 노래로, 두 가지 모두 신체 활동과 의례가 결합한 형태의 민속 노래다.
이러한 장례의식요의 가창 방식은 선후창(先後唱)의 형태를 띠고 있다. 앞소리꾼이 먼저 주제와 리듬을 이끌며 선창하면, 나머지 상두꾼들이 그에 화답하는 후렴을 반복하는 구조다. 이 방식은 단순한 음악적 형태를 넘어서, 한국 민속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앞소리꾼은 단순히 노래를 이끄는 사람이 아니라, 망자의 생을 요약하고 교훈을 전달하며 산 자들의 감정을 정리해 주는, 일종의 민속 화자이자 공동체의 대변자 역할을 한다. 그가 부르는 사설은 종종 인생의 덧없음, 죽음의 회한, 가족과의 이별, 그리고 내세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동체 구성원들은 죽음을 다시금 성찰하고 삶의 가치를 재조명하게 된다.
장례의식요는 이처럼 의례적 기능뿐만 아니라 노동요 적 성격도 함께 지니고 있다. 장례는 단순히 정신적인 의례만이 아니라, 물리적이고 육체적인 노동이 수반되는 작업이다. 시신을 들고 산을 오르고, 무덤을 파고 흙을 다지는 일련의 과정은 집단의 협력이 필요한 고된 작업이며, 이때 불리는 노래는 그 과정에 박자와 리듬을 제공해 준다. 한국 민속학에서는 이러한 이중적 기능, 즉 의례 성과 노동성의 결합을 민속예술의 특징 중 하나로 본다. 장례의식요는 공동체의 슬픔을 나누는 동시에, 신체적 피로를 분산시키고 정서적 긴장을 완화시켜 주는 기능까지 수행하면서 의례 전체의 완성도를 높인다.
또한 장례의식요에는 유·불·선의 종교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유교적 윤리에 따라 상례의 형식과 격식을 따르면서도, 불교적 해탈의 관념을 담은 ‘염불 소리’가 등장하고, 도교적 풍수 사상에 근거한 묘지에 대한 찬양도 함께 삽입된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등의 염불 성 구절이 반복되는 것은 단지 신앙적 상징을 넘어서, 한국 민속학에서 죽음을 통해 되새기는 삶의 윤회 사상과 연결되며, 살아 있는 자들에게는 삶을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을 제공한다. 이처럼 장례의식요는 인간의 죽음을 단절이 아닌 순환의 일부로 인식하게 하며, 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를 위로하고 삶을 더욱 소중히 여기게 만드는 문화적 장치로 기능한다.
결론적으로, 장례의식요는 단순한 민요나 노래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죽음을 둘러싼 공동체의 태도, 믿음, 철학, 그리고 정서가 복합적으로 녹아든 민속학적 총체 물이다. 특히 한국 민속학의 관점에서는 장례의식요를 인간 삶의 마지막 전환기에 등장하는 가장 밀도 높은 구비 표현 중 하나로 간주하며, 이 노래를 통해 우리는 한국 전통사회에서 죽음이 어떻게 인식되고 예술로 승화되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다.
한국 민속학에서 본 장례놀이 – 슬픔과 해학이 공존하는 민속의 무대
한국 민속학의 관점에서 장례는 단순히 죽음을 애도하는 정적인 의례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은 죽은 자의 넋을 위로하고, 살아 있는 자들의 감정과 공동체의 결속을 회복시키는 역동적인 민속 행사로 자리매김한다. 이러한 장례의 특성은 ‘장례 놀이’라는 독특한 형태로 나타난다. 장례 놀이는 상여를 중심으로 하여 출상 전날 밤, 즉 발인 전야에 이루어지는 장례의 부속 의례로, 상두꾼들이 주축이 되어 진행한다. 이들은 상여를 메고 노래와 율동, 그리고 상징적인 행위를 통해 슬픔 속의 상주를 위로하고, 장례라는 중대한 의례에 대한 긴장을 풀어주는 기능을 수행한다.
장례 놀이의 명칭은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불린다. 한국 민속학 자료에 의하면, 조상 맞이, 대 도움, 대 돋움, 대 울림, 댓 떨이, 대 맞기, 대어를, 잰 떨이, 장맞이, 손 모둠, 개 돋움, 길거리, 말 맥이, 상여 돋움, 상여 어른다, 상부 어른다, 상여 흐리기, 화가 어른다, 밤 달아야, 다시래기 등 수십 가지의 이름이 존재한다. 이들 명칭은 각기 지역적 언어와 생활문화의 반영이지만, 그 기능과 내용에 있어서는 유사한 구조를 공유하고 있다. 다만 전남 신안의 ‘밤 달아야’나 진도의 ‘다시래기’처럼 한국 민속학에서 독립적인 놀이로 분류되는 사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장례 놀이는 그 방식과 노래의 내용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난다.
장례 놀이의 전개는 일반적으로 상두꾼들이 빈 상여를 메고 상갓집 마당이나 인근 공터에서 선소리에 맞추어 집단으로 노래를 부르며 진행된다. 이 과정은 단순한 놀이가 아니라, 출상을 앞두고 상여의 결함이나 이상 유무를 점검하고, 상여를 메는 동작을 맞춰보는 ‘리허설’의 성격도 갖는다. 상여 놀이에서 부르는 노래는 ‘장례 놀이 하는 소리’ 혹은 ‘상여 놀이 소리’로 불리며, 사설은 때로 해학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망자에 대한 추모, 살아 있는 자에 대한 격려와 조언을 담기도 한다. 이처럼 장례 놀이의 노래는 단순한 장단을 넘어서, 상두꾼의 구연 능력과 지역적 전승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며, 이 또한 한국 민속학에서 주목하는 전승 구비문학의 범주로 포함된다.
특히 장례 놀이는 ‘호상(好喪)’이라 불리는 경우, 즉 망자가 천수를 누리고 평온하게 세상을 떠난 경우에 많이 행해진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상가에서는 슬픔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장례 놀이를 자청하기도 한다. 이 경우 장례 놀이는 마치 작은 공연처럼 진행되며, 상두꾼들은 익살스러운 대사와 풍자, 비유를 곁들여 청중인 상주와 조문객들에게 미소와 위로를 함께 전달한다. 이러한 행위는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라, 죽음을 단절이 아닌 연결과 순환의 일부로 인식하는 전통 사회의 관념을 반영한다. 한국 민속학에서 죽음 의식의 또 다른 얼굴로 해석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장례 놀이가 펼쳐지는 공간은 상갓집 마당일 수도 있고, 그 마당이 작을 경우 마을 어귀, 혹은 망자가 생전에 다니던 길이나 지인들의 집 앞일 수도 있다. 실제로 몇몇 지역에서는 상여를 메고 마을 곳곳을 순회하는 동안, 마치 망자가 마지막으로 세상과 이별을 고하는 듯한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상여가 망인의 친구 집 앞에 도착하면, 상두꾼들이 그를 대신해 작별의 노래를 부르고, 다시 출발하는 등, 이 장면은 한국 민속학적으로 인간관계의 정서적 연결성과 공동체적 슬픔의 공유를 상징하는 행위로 해석된다. 이처럼 장례 놀이는 단순한 행위가 아니라, 공동체의 구조와 감정, 그리고 전통적 가치가 응축된 복합 민속 문화의 현장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장례 놀이는 비록 ‘놀이’라는 단어를 포함하고 있지만, 그것은 단순한 유희가 아니라 장례라는 엄숙한 절차 속에서 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을 위로하고 공동체의 감정을 조율하는 중요한 민속 의례이다. 특히 한국 민속학의 시선에서 볼 때, 장례 놀이는 인간의 죽음 앞에서도 웃음을 통해 고인을 추모하고, 남은 이들의 삶을 응원하는 정서적 지혜와 해학의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전통은 오늘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공동체 문화의 소중한 유산이며, 죽음을 둘러싼 인간 본연의 감정과 태도를 다시금 성찰하게 만드는 거울과도 같은 민속적 표현이다.
한국 민속학에서 본 장례 전야의 의례 – 말멕이, 초경, 경 아뢰기
한국 민속학은 특정한 시기와 상황에 따라 지역마다 다르게 전개되는 의례들을 면밀히 탐구해 왔다. 그중에서도 장례의 전야에 해당하는 ‘대 돋움’ 이후에 진행되는 다양한 의례들은 단순한 전통의 한 부분을 넘어서, 지역 고유의 장례 인식과 감정 표현 방식이 결합한 민속 문화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전야 의례들은 망자에 대한 마지막 예를 준비하고, 장례 당일을 앞두고 상두꾼들과 상주들 사이의 정서적 결속을 다지며, 집단 감정의 해소를 위한 일종의 ‘예행연습’이라는 상징적 기능을 수행한다.
예컨대,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는 대 돋움이 끝난 직후 ‘말먹이’라는 의례가 이어진다. 말먹이는 일반적인 장례 의식과는 달리 다소 놀이적인 요소가 결합한 특별한 의식이다. 마당 한가운데 모닥불을 피워놓고, 상두꾼 서너 명이 손을 맞잡거나 어깨를 겯고 일렬로 서서 선소리꾼의 ‘메기는소리’에 맞춰 천천히 불 쪽으로 움직이며 노래를 시작한다. 이때 후렴으로는 “나무아미타불”을 반복적으로 부르는데, 이는 불교적 극락왕생의 기원을 담은 구절로, 한국 민속학에서 불교 의식과 민속 의례의 결합 사례로 자주 인용되는 장면이다. 이렇게 단조롭고 반복적인 구절은 의식의 리듬감을 높이고, 집단 구성원 간의 정서적 동화를 끌어낸다.
의식이 고조되면 상두꾼들은 동그랗게 사위를 틀며 몸으로 서로 밀거나 장난을 치는 행동을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장난처럼 보일 수 있으나, 이러한 행위는 슬픔과 긴장의 해소를 위한 공동체적 치유 방식으로 해석된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현실을 맞이하면서도, 웃음과 장난을 통해 생의 에너지를 되살리고, 공동체의 일상을 다시 회복하려는 한국 민속학적 ‘생명 회복’의 상징이다. 특히 장례 전야에 이뤄지는 이 장면은 장례 의식 전체의 분위기를 한층 가볍고 따뜻하게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남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세 번에 걸쳐 장례 의식을 반복하는 전통이 있다. 이를 **‘초경, 중경, 존경’**이라 하며, 이는 각각 초저녁, 한밤중, 새벽녘에 해당하는 시간대에 맞춰 장례와 관련된 의례를 반복적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이 의식들은 상두꾼의 동작 점검과 노래 연습, 그리고 공동체 내 정서적 안정화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한국 민속학에서는 이러한 시간 구분을 전통적 시간관념과 민속 의례의 연결점으로 분석한다. 경의 흐름에 맞춰 점진적으로 정서가 고조되거나 정돈되며, 이는 출상 당일의 정중한 분위기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한편,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서는 장례 전야의 시간을 활용해 **‘경 아뢰는 소리’**을 부른다. 이 노래는 초경부터 삼경, 또는 오경까지 이어지며, 실제 장례 당일 부르게 될 ‘운항하는 소리’를 미리 연습하는 기능을 한다. 빈 상여를 메고 마을을 순회하거나 상갓집 마당에서 이루어지며, 이때 불리는 소리는 단순한 연습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망자가 머무르던 공간을 마지막으로 돌아보며, 그와의 작별을 감정적으로 준비하는 정서적 리허설이 되는 것이다. 한국 민속학에서는 이 경 아뢰기 행위를 ‘죽은 자와의 마지막 정리’라는 상징적 기능으로 해석한다. 단순한 노래가 아니라, 망자와의 기억을 되새기고 공동체 전체가 감정을 정돈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지역별 전야 의례는 외형적으로는 다소 유희적이거나 반복적인 행위로 보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깊은 공동체적 감수성과 죽음에 대한 철학, 그리고 삶에 대한 애착이 복합적으로 담겨 있다. 한국 민속학적으로 이러한 의례들은 단순한 민속 전통이 아니라, 민중이 스스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인식하고 조절해 나간 문화적 장치로 평가된다. 말먹이, 초경·중경·존경, 경 아뢰는 소리 등은 바로 이러한 한국 민속사회의 감정 조절 기술이자, 공동체 구성원으로서의 연대와 해석을 상징하는 의례적 표현이다.
결론적으로, 한국 각지에서 전해져 오는 장례 전야 의례들은 그 지역만의 언어, 방식, 감성을 담고 있으며, 이들 의례는 한국 민속학이 다루는 죽음 문화의 핵심적 텍스트로서 가치를 지닌다. 이들은 단순히 죽음을 슬퍼하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그 죽음을 이해하고, 정리하고, 삶을 이어가는 공동체의 성숙한 방식으로 기능하며, 우리가 계승해야 할 민속문화의 중요한 요소임을 시사한다.
인천 근해 도서 지역의 장례의식요 – 민요와 뱃노래가 어우러진 상엿소리
한국 민속학은 지역에 따라 다채롭게 변모하는 장례의식요의 형태와 내용에 주목한다. 그중에서도 인천 근해의 도서 지역은 험준한 지형과 해양 중심의 생활 문화, 경기도 및 황해도와의 문화적 접경 성으로 인해 특수한 상엿소리 구조를 갖추고 있는 곳으로 평가받는다. 이 지역에서 전승되는 ‘인천 근해 도서 지방 상엿소리’는 단순한 장례의식요의 틀을 넘어, 뱃노래와 경기민요, 황해도식 구음이 복합적으로 융합된 복합 민속음악 체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 지역의 상엿소리는 총 8곡으로 구성되며, 각 곡은 상여 운반의 상황과 지형적 조건, 감정의 흐름에 따라 역할이 정해진다. 들어 올릴 때 부르는 부르는 와 재촉할 때 부르는 오를 때의 와 건널 때의 왜 가 그것이다. 특히 는 모든 상두꾼이 동시에 "넘겨"를 외치는 독특한 제창 형식으로, 특별한 음높이 없이도 집단적 정서를 강화하는 힘을 갖는다. 는 선소리와 후렴이 분리되는 전형적인 선후 창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아예 해에 머리카락에 / 에헤야 하"라는 후렴은 상여의 이동을 리드미컬하게 이끈다.
한국 민속학적 관점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상엿소리의 구조와 기능이 지역의 자연환경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산세가 험한 도서 지역의 특성상 와 가 포함되며, 후자는 민요 ‘자진염불’과 유사한 구조로 상여 운반의 고비를 넘길 수 있는 리듬감을 제공한다. 는 “긴 염불은 그만두고 / 자진염불로 넘어간다”라는 메김 말로 시작되어, “에헤헤 에에 하여서 / 타 오호야 불이로다”라는 후렴이 이어지며, 집단의 리듬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공동체의 응집력을 고양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또한 인천 근해 도서 지역의 상엿소리에는 외나무다리라는 특수 지형을 고려한 와 가 추가로 사용되는데, 이는 단순한 구음이 아닌 실제적인 움직임 조율의 도구로도 기능한다. 전자는 "외나무다리의 너머를 가네"라는 선소리에 "오호 넘쳐 넘어간다"라는 짧은 후렴이 반복되며 균형을 잡아주고, 후자는 상두꾼 좌우 편이 직접 서로 주고받는 방식으로 긴장과 협업을 동시에 유도한다. 이처럼 음악의 기능이 단순한 감정 표현을 넘어, 실제 행동과 밀접히 결합한 사례는 한국 민속학에서 매우 중요한 연구 지점이다.
회다지소리 역시 이 지역의 장례문화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총 7곡으로 구성되며 구연이 된다. 는 서도민요로 알려진 노래로, 본래 이 지역의 전통 민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엿소리 중간에 삽입된다는 점이 이색적이다. 한국 민속학에서는 이를 지역 간 민요의 이식과 변형 사례로 주목하고 있다. 는 뱃노래에서 유래했으며, 상여를 매장한 후 봉분을 쌓을 때 구연이 된다. “여야 정 가래야”라는 반복적인 후렴은 흙을 다지는 동작에 박자를 맞춰주며, 공동작업의 리듬을 형성한다.
봉분이 완성될 즈음에는 왜 가 이어지고, 마지막에는 왜 가 연주된다. 는 망자가 생전에 좋아했던 노래를 다시 부르는 형식으로, "오 임과 날과 여름눈과 아하 / 이별이야"라는 구절은 비장하면서도 정서적으로 울림이 크다. 장지를 떠나기 직전에는 이 낭송되며, 이는 영혼의 안식을 기원하는 마지막 의례적 행위로서, 장례의식요의 종결과 내세관의 상징을 함께 표현한다.
이처럼 인천 근해 도서 지역의 상엿소리와 회다지소리는 그 지역의 생활양식, 환경, 이웃 지역의 민속적 영향이 복합적으로 반영된 장례 민속예술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경기도 및 황해도의 영향을 받은 어휘와 구음, 뱃노래와 민요의 결합, 험준한 산세와 협소한 지형을 반영한 소리 구조 등은 한국 민속학적으로도 매우 귀중한 민속자료로 평가된다. 이는 단순한 장례의 노래가 아니라, 지역 사회의 삶의 방식과 정서, 종교, 예술, 노동이 하나로 어우러진 종합 문화 텍스트라 할 수 있다.감사합니다.
hong-ad블로그 '한국민속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민속학으로 판소리 명창의 조건, '목'의 비밀 (0) 2025.04.27 판소리 고수, 한국 민속학이 말하는 민속예술의 숨은 주역 (0) 2025.04.26 한국 민속학으로 풀어본 농악의 모든 것 – 소리로 잇는 공동체의 역사 (0) 2025.04.24 한국 민속학 속 민중의 몸짓, 민속춤과 탈춤 (0) 2025.04.23 한국 민속학 속 인형극의 정수, 박첨지 놀이를 읽는다 (0) 2025.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