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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과 무속, 미신을 넘어선 문화유산: 한국인의 정신세계 탐구
    한국민속학 2025. 6. 7. 22:06

    목차

    # 굿판의 기억, 신비로움과 호기심

    # 굿, 삶의 애환을 풀어내고 소통하는 통로

    # 무속신앙, 한국인의 정신세계에 미친 영향

    # 미신을 넘어선 가치, 굿과 무속의 재발견

     

    굿과 무속, 미신을 넘어선 문화유산: 한국인의 정신세계 탐구
    굿과 무속, 미신을 넘어선 문화유산: 한국인의 정신세계 탐구

     

    어릴 적 굿판의 기억, 신비로움과 호기심

    제가 어렸을 때 적 시골 할머니 댁에 가면 가끔 굿판이 벌어지는 것을 보곤 했었습니다.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무당들이 북과 징, 장구 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방울을 흔들며 주문을 외우는 모습은 어린 저에게는 왠지 모를 공포와 함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로움에 눈을 뗄 수 없었습니다. 동네 어른들은 굿을 통해 집안의 안녕과 마을의 평화를 기원한다고 말씀하셨지만, 솔직히 무슨 의미인지 잘 이해하지 못했었습니다. 그저 낯설고 두렵지만 호기심에 그 자리를 떠날 수 없었습니다. 이제는 한국 민속학을 공부하면서 굿과 무속신앙이 단순히 미신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오랜 역사와 삶 속에 깊이 뿌리내린 중요한 문화유산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굿은 오랜 세월 동안 우리 민족의 기쁨과 슬픔, 염원과 한을 담아내며 정신세계를 지탱해 온 중요한 소통의 방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의식과 의례를 넘어, 그 속에 담긴 우리 선조들의 삶의 방식과 내면세계의 민족성과 그 속에서 성장해 나갔던 우리의 역사 속 전통예술과 문화를 다시 한번 더 알아 가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굿, 삶의 애환을 풀어내고 소통하는 통로

     

    굿은 과연 무엇일까요? 단순히 귀신을 쫒는 무당들만의 의식이였을까요? 어쩌면, 우리 선조들의 삶에 영향을 미쳐왔을까요? 한국 민속학을 통하여 굿에 대하여 찾아보면 병이 들거나 어려운 일이 생기면 굿을 통해 해결하고자 했으며, 죽은 자의 넋을 달래고 산 자의 길흉화복을 기원하는 중요한 의례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저희 할머니께서도 우리 집이 이사하였을 때 징을 치고 굿을 했던 기억이 남아 있습니다. 굿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풍년을 기원하는 풍어제, 병을 낫게 하는 치 병굿, 죽은 사람의 영혼을 위로하는 진혼굿 등이 대표적입니다. 굿마다 특정한 목적과 절차가 있으며, 무당은 신과의 교감을 통해 인간의 염원을 전달하고 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굿이 단순히 종교적인 의식을 넘어, 예술적인 요소를 풍부하게 담고 있다는 것입니다. 무당의 춤과 노래, 화려한 의상, 그리고 다양한 악기 연주는 굿을 하나의 종합 예술 형태로 만들었습니다. 앞의 저의 글에서도 찾아볼 수 있겠지만, 무당의 자손들이 한국의 전통 예술을 이끄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들은 지금의 우리 정서에 아주 큰 부분을 차지 하는 것입니다. 또한 굿은 마을 사람들이 함께 모여 슬픔을 나누고, 함께 즐거워하며 공동체 의식을 강화하는 중요한 소통의 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굿은 한국인의 삶의 애환을 풀어내고, 불안을 해소하며, 미래에 대한 희망을 다지며 중요한 연결 고리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오랜 역사 속에서 외세의 침략과 역사적으로 여러 가지 아픔이 있었던 우리 민족에게 민간신앙으로 큰 의지가 되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제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속신앙, 한국인의 정신세계에 미친 영향

    무속신앙은 한국인의 정신세계에 깊은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단군신화에서부터 시작된 우리 민족의 뿌리 깊은 사상과 이념이 담겨 있음을 아래와 같이 알 수 있습니다. 홍익인간 (弘益人間)뜻에단 핵심적인 이념이자 우리 민족의 건국 이념입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뜻으로, 단순히 한 개인의 이익을 넘어 모든 인간의 행복과 번영을 추구하는 보편적인 가치를 담고 있습니다. 이는 개인의 존재 이유와 국가의 목표가 인간 존중과 이타주의에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들이 학교 교과서에서 배워 왔으면, 대한민국의 교육 기본 이념이기도 합니다.

    선민사상: 환웅이 하늘의 아들로 강림하고, 단군이 그 후손이라는 점에서 우리 민족이 하늘의 선택을 받은 민족이라는 자긍심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는 민족적 정체성과 긍지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천손 사상 (순천 사상): 하늘의 아들인 환웅이 지상으로 내려와 나라를 세웠다는 점에서 하늘을 숭배하는 사상이 드러납니다. 이는 통치자의 권위가 하늘로부터 비롯된다는 신성성을 부여합니다.
    농경 사회의 반영: 풍백(바람), 우사(비), 운사(구름) 등 농경과 관련된 신하들을 거느리고 인간 세상을 다스렸다는 점에서 당시 고조선 사회가 농경을 중시하는 사회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안정적인 농업 생산을 통해 백성의 삶을 풍요롭게 하려 했던 건국 초기의 사회상을 반영합니다.
    토테미즘과 애니미즘: 곰과 호랑이가 등장하는 것은 특정 동물을 숭배하는 토테미즘적 요소이며, 신단수나 산신 사상은 자연물에 영혼이 있다고 믿는 애니미즘 적 요소를 보여줍니다. 이는 고대 사회의 신앙 체계를 엿볼 수 있게 합니다. 또한 곰과 호랑이의 대립은 당시 곰을 숭배하는 부족과 호랑이를 숭배하는 부족 간의 갈등과 융합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제정일치 사회: 단군왕검이라는 칭호에서 '단군'은 제사장, '왕검'은 정치적 지배자를 의미합니다. 이는 고조선 초기에는 종교적 권위와 정치적 권위가 통합된 제정일치 사회였음을 보여줍니다.
    이처럼 단군신화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기원, 건국 이념, 사회상, 그리고 사상적 뿌리를 담고 있는 중요한 역사적, 문화적 유산입니다.

    불교, 유교, 기독교 등 다양한 외래 종교가 유입되었지만, 무속신앙은 한국인의 삶 속에 끈질기게 이어져 내려왔습니다. 이는 무속신앙이 한국인의 정서와 삶의 방식에 가장 밀접하게 닿아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개인의 길흉화복부터 마을의 안녕, 국가의 번영까지 무속신앙은 삶의 모든 영역에서 큰 영향을 미쳐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산신령, 용왕신, 성주신 등 다양한 신들을 믿고 숭배하며 자연과의 조화를 추구해 왔으며, 또한 무속신앙은 인간의 운명과 미래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반영하며, 길흉화복을 예측하고 재앙을 피하려는 노력이 담겨 있었습니다. 굿과 무속신앙은 우리 조상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삶의 불확실성에 대처하며, 내면의 불안을 해소했던 방식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점집을 찾는 사람들이나 중요한 일을 앞두고 길일을 택하는 풍습 등에서 무속신앙의 이어짐이 아닐까 합니다.

     

    미신을 넘어선 가치, 굿과 무속의 재발견

    현대 사회에서 굿무속신앙은 종종 미신으로 치부되거나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이곤 합니다. 하지만 그 속에는 민족의 정서역사, 그리고 예술적 가치가 풍부하게 담겨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굿은 단순한 의례를 넘어, 노래, 춤, 연극이 어우러진 종합 예술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무당의 구술을 통해 전승되는 방대한 이야기들은 중요한 문학적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무속신앙은 한국인의 심성과 세계관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합니다. 굿과 무속을 미신으로만 치부하기보다는, 우리 조상들의 삶과 지혜가 담긴 독특한 문화 현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강릉단오제처럼, 굿과 무속신앙은 보존하고 계승해야 할 중요한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굿과 무속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재평가를 통해 우리는 한국 문화의 다양성과 깊이를 더욱 풍부하게 경험하고, 나아가 세계에 한국의 독특한 문화유산을 알리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굿과 무속은 미신을 넘어, 우리 삶 속에 살아 숨 쉬는 귀한 문화유산으로 기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미신으로 넘길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우리의 전통과 문화가 숨어 있다는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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